흐르는 시간이 안타깝게 깔리고
열차는 무정하게 도착하고 또 떠나도
역광장 한귀퉁이 그늘진 곳에
기다림의 시선을 허공에 박은 사람이 있다.
출구의 사람들은 모두 낯설고
눈에 익은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만남의 기대감은 왜 이리 질긴지
언 발자국을 떼지 못한 사람이 있다.
밤의 바탕에 가로등 빛은 하얗게 뿌려지고
기다림의 그림자는 더 짙게 깔리는데
반갑게 서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며
외로이 눈을 감는 사람이 있다.
연인들의 커피향은 현기증으로 와 닿고
미소띤 대화는 외로움으로 박히는데
그냥 그렇게 말없이 혼자
시간의 아픈 흐름을 마시는 사람이 있다.
오지 않을 사람을 올 것처럼 기다리고
만나지 못해도 만날 것을 믿으며
오늘이 어제되고 내일이 오늘되는 지금도
사람을 사랑하고 기다림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
* 김천역 육교에서 김천역의 밤풍경을 바라보다 기다림을 글로 표현했습니다.(2004년 09월 27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