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컵에 흙을 담고 씨앗을 심었습니다.
아침이면 밝은 햇살 비치는 창틀에 올려 놓고
저녁이면 고요한 꿈이 찾아드는 침대 옆에 놓았습니다.
하루하루 조바심에 싹이 돋았나 바라보고
흙을 만져 물이 마르면 물을 주었습니다.
정성을 다한 후 기다림의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기다리는 것입니다.
껍질을 이고 솟아 오른 새싹을 보았습니다.
흙을 비집고 머리를 내민 그 기다림의 싹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편안한 연녹색을 가졌습니다.
세상의 빛과 공기로 자란 새싹은 이제
짙은 갈색의 껍질을 털어 버려야 합니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들의 바탕에서 시작됩니다.
씨껍질을 털어내고 우뚝 선 어린 나무를 보았습니다.
위를 향해 뻗어오른 어린 나무는
새싹의 여린 모습에서 작은 나무로 변했습니다.
이제 시간의 흐름속에서 가지를 뻗고
계절의 흐름속에서 그 빛깔이 바뀌어야 합니다.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시간따라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그 시작의 완성은 기다림의 끝에서 이루어 집니다.
새로운 것은 이전에 보지 못한 부분을 보는 것이며
변해 보이는 것들도 자세히 보면 이전의 기억들과 같습니다.
처음의 생각이 변하지 않고 처음과 같이 최선을 다한
지나온 세월의 흐름은 아름다운 순간들의 조각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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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의 흐름은 처음과 같이 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순간들의 조각모음입니다.(2007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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