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시장 길을 함께 걸을 때
당신의 앞에 내가 걷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묻혀 보이지 않을까
가끔씩 뒤로 고개를 돌려 당신을 봅니다.
당신이 멈추어 물건을 고를 때
뒤돌아서 다가가 가만히 지켜 볼 수 있는
내가 행복합니다.
가끔씩 낮은 산 오솔길을 함께 걸을 때
당신의 앞에 내가 걷습니다.
조금은 오르막 길이 나오면
뒤돌아 손 내밀어 잡아 끌 수도 있고
가쁜 숨소리가 들리면 잠깐 쉬어 가자는
넉넉함도 뽐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뒤에 있어
앞서 걸을 수 있는 내가 행복합니다.
인생의 고단한 길을 함께 걸을 때
언제나 당신의 앞에 내가 걷습니다.
행여 나를 앞서 걷는 당신이
종종걸음에 멀어질까 두려워
언제나 당신 앞에 내가 걷습니다.
내 뒤에 언제나 당신이 있다는 생각에
허전하지 않은 지금의 내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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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당신과 내가 나란히 걸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2005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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