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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4] 부처님 오신 날, 하얀 연등이 이채로운 경북 문경시 가은읍 희양산봉암사(曦陽山鳳巖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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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양산봉암사(曦陽山鳳巖寺)는 경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희양산 중턱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이며 통일신라 때 창건된 역사
오랜 절이지만 여러 차례의 전란과 화재로 인하여 고찰다운 옛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봉암사가 위치한 흰 바위봉우리를 이고 있는 희양산은 옛부터 "절이 들어서지 않으면 도적이 들끓을 자리"로 지목되어 왔으며 이 산자락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에
두 발을 디디고 있는 속리산국립공원에 잇대어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산 중턱에 제법 너른 터를 닦아 자리한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9)에 도헌 지증대사(道憲 智證大師, 824~882)가 창건했으며 신라 하대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문이 열린 절입니다.
봉암사에 있는 지증국사 비문에 따르면 도헌은 경주 사람 김 찬양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불도에 뜻을 두고서 부석사에서 출가하였으며 열일곱에 구족계를 받고 정진에
힘썼고, 임금의 간곡한 권유에도 수도인 경주로 나아가지 않고 수행정진에 힘썼습니다.
후삼국이 대립하게 되면서 이 곳 문경은 견훤과 왕건의 격전장이 되었으며 그 와중에 봉암사는 전란으로 폐허가 되어 극락전만 남게 되었고 부처를 모시던 뜰과
승려들이 살던 방은 반 이상이 황폐화된 것을 정진대사가 주석하게 되어 크게 다시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그후 임진왜란 때 큰불이 나서 극락전을 빼고 모두 불탔고, 그 뒤에도 1907년에 대웅전에 불이 나는 등 여러 번 화재가 나 지금 남은 당우들에서는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1992년에 중창한 대웅보전과 금색전·조사전·극락전 등의 당우와 몇 채의 요사채만 해도 그런대로 조화를 갖추고 있는 편이지만 최근의 몇 년 사이에 지속되고 있는
불사는 아늑하고 조용했던 절집의 모습을 자꾸 변질시키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집을 지은 뒤로 약 150년에서 200년쯤 지나서 재목이나 기와를 가는 것이 상례였으나 요즈음에는 20년마다 기와를 갈지 않으면 부서져 나갈 만큼 근기가
없다고 합니다.
금색전 앞쪽에 서 있는 잘생긴 삼층석탑은 창건 당시부터 내려오는 것으로 보여 근래에 지은 건물들 사이에서도 유서 깊은 유물, 유적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봉암사의 역사가 만만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대웅보전 서편에는 봉암사를 창건한 지증대사의 부도인 지증대사 적조탑과 그 탑비가 보호각 안에 모셔져 있으며, 절 동쪽 산기슭에는 고려 초에 절을 크게 중창한
정진대사의 부도와 비가 남아 있습니다.
봉암사는 1947년 10월부터 성철, 청담, 자운 등 30여 명의 승려가 일제하에서 흐트러진 불교를 바로 잡기 위해 수행 결사했던 곳이며 1982년 6월 3일 종단에서
봉암사를 특별수도원으로 제정 공고하여 봉암사 희양산 일대를 성역화한 후로 일년에 딱 한번 부처님 오신날 대중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에 보통 일반 절에서는 화려한 오색 연등을 다는데 봉암사에서는 하얀 바탕에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하얀 연등을 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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