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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6] 물에 비친 왕버드나무 그림자가 신비로운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주산지(注山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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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注山池)는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 있는 작은 농업용 인공저수지로 조선 숙종 46년(1720년)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인 10월 경종 원년(1721년)에 준공하였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60여가구가 이 물을 이용,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주산지는 이전리 마을에서 약3㎞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주왕산(周王山) 영봉에서 뻗어 나온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저수지입니다.
길이 100m, 너비 50m, 평균 수심 7.8m의 조그만 산중 호수로 오랜 역사 동안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낙동정맥 분수령 가까이 있는 덕에 바닥을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는
농민들이 믿고 의지하던 저수지입니다.
둑에 서있는 작은 비석엔 "壹障貯水 流惠萬人 不忘千秋 惟一片碣", 즉 정성으로 둑을 쌓아 물을 막아 만인에게 혜택을 베푸니, 그 뜻을 오래 기리기 위해 한 조각 돌을
세운다"란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곳에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많게는 300년, 적게는 100여년 된 왕 버드나무들이 물속에 몸의 반을 담그고 자라고 있는데, 그 기묘한 자태가 인상깊습니다.
크기만을 따진다면 주산지는 겨우 6천여평의 작은 크기이지만 저수지 한쪽면에 아름드리 고목들 2, 30여 그루가 물속에서 그림자를 지키고 있으며 저수지 옆으로 길게
산책로가 꾸며져 있어 잠시의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마춤입니다.
주산지(注山池)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여 당시 영화가 상영된 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촬영지가
어디인지 묻는 질문이 쇄도했다고 합니다.
호수 한가운데 지어진 영화속의 작은 암자는 아쉽게도 환경적인 이유로 곧바로 철거되었지만 2004년 제41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을 때 주산지의 아름다움때문에
주산지 덕분에 작품상을 받았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주산지가 가장 아름다울때는 봄 가을로 고목에서 돋아나는 파란 새순에 저수지 전체가 살아있는 듯 하고, 여름에는 저수지 전체가 온통 녹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름답습니다.
주산지의 아름다운 풍경의 주인공은 300년 묵었다는 왕버들로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30여종에 이르는 일반 버드나무에 비해 키가 크고 잎도 넓어 왕버들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저수지의 물이 줄어들거나, 얼음만 얼어있으면 주산지의 풍경은 별로 볼 것이 없으므로 봄엔 봄비가 많이 내린 다음날, 여름엔 장마가 끝난 뒤의 풍경이 뛰어나며 9월이
지나면 저수지에 물을 빼지 않기 때문에 물위에 비친 단풍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가을날 이른 아침엔 하얀 물안개가 속세를 떠난 듯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10월 하순경의 가을엔 주변이 단풍으로 물들 무렵엔 별천지가 따로 없습니다.
주산지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중형 카메라와 삼각대를 갖추고 찾아오고 있으며 이른 새벽에 주산지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입니다.
주산지를 끼고 안쪽으로 나 있는 오솔길은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산책과 저수지의 풍경을 감상하기 으며 그 길을 따라 앞서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 조차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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