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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기업은 있는가 : III. 실패를 부정하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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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산의 Stop Watch는 언제 눌러야 하나?
도산이 예상되는 위기 상황이 다가오면 평소 강철같은 의지의 경영자들도 당황하기 마련이며 도산이 주는 극한의 공포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부도를 낸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절대로 부도를 내지 않는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의 어려움만 잘 넘기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자금을 끌어들여 상황을 무리하게 연장하려고만 하는데 진행되고 있는 영업상황이나 자금 조달 가능성과 도래할 어음의
규모를 냉정히 따져보고 승산이 희박하면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많은 경영자들이 늘어나는 채무에 대한 계수적인 분석이 없는 상태에서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무모하고 저돌적으로 대응하다 보면 줄일수도 있었던 피해를 더욱
크게 만들면서 결국 부도가 발생하고 맙니다.
사람보다 못한 미물일지라도 죽을 때를 안다는데 이 시대의 명예로운 전사로서 기업 최일선에서 몸과 마음을 다해 전투를 이끌어 온 백전노장인 경영자가 자기 회사의
임종에 대하여 무감각했다면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청춘을 다 바쳐, 생명을 다 바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뛰어왔는데 종말의 대가는 전쟁의 폐허처럼 비참합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도산의 시기와 절차를 정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말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업의 전쟁에서 전진의 결정은 남에게 맡길 수 있어도 후퇴의 결정은 본인이 하여야 합니다.
경영자의 최후 임무는 도산에 대한 결단입니다.
2. 망하는 것도 법이 있다.
가장 도덕적인 도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도산이란 말도 타당치 않습니다.
도산이 할퀴고 간 뒷자리는 채권자들의 엄청난 피해와 함께 부도 당사자도 당연히 살아남을 수 없는 Zero Sum Game인 것입니다.
이 기회에 감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도산 기업주는 사회적 기피인물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들의 판단 착오나 경험 부족은 꾸짖어도 좋으나 그들에게서 들어두어야 할
실제의 아픔과 시행착오의 경험은 모두가 공유해야 할 유용한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기업을 지탱케 하는 많은 요소 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자존심과 책임감입니다.
기업의 성장과 존립을 위하여 수 많은 날의 결단과 극복의 언덕을 넘어 온 자랑스러운 전력을 순식간에 번복하여 도산의 틈새를 개인과 가족의 영달을 위한 치부의 수단으로
악용하기란 극단의 심리적인 이중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자존심이 상하고 체면이 구겨지더라도 반겨줄 사람 없는 도산 여행의 먼 길을 떠나기 전에 최소한의 생활비는 챙겨 가지고 떠나야 추위와 배고픔이나마
면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경황이 없더라도 가족이 옮겨 앉을 거주처와 상당기간의 생계비, 자녀들을 위한 최소한의 학자금, 그러고도 여유가 조금 있다면 소액 채권과 사업과
관련없는 이웃들의 차입금은 무조건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도산한 가정의 이혼율이 증가되어 가정까지 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던데, 이 정도로 비극이 증폭되면 재기의 새벽은 멀고 절망과 포기의 나락은
아주 가까워 집니다.
3. 스스로 채점하는 도산 가능성
경영자의 긴장과 일에만 매진하는 성실성도 세월이 지나고 관록이 붙으면서 경영자로서 입지가 안정될 무렵이면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증세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창업초기 가졌던 긴장의 이완과 함께 적당한 편안함을 찾게 되면서 출퇴근 시간부터 무너지는 것입니다.
둘째, 현장 확인에 소홀해지면서 눈으로 보지 않아도 잘 되겠지 하는 건방진 생각때문에 현장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셋째, 회사 경영과 관계없는 교제범위가 늘어나고 이로 인한 시간적, 경제적 낭비가 커진다는 것입니다.
넷째, 늘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가당치 않은 변명과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독단과 아집이 자리 잡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세로 인한 기업의 부실화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허심탄회하게 체크해 보고 부정적인 요인이 일정수준 이상 있다면 도산할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과 회사의 결점을 직시하여 빠른 시간 내에 개선하여야 합니다.
4. 미래가 있는 실패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닷컴 회사들이 망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우선 감량 경영에 들어갑니다.
직원을 줄이고 그러다가 더 이상 버틸수 없으면 청산절차를 밟게 되는데 경영인으로서는 최대의 수치이고 투자자들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회사를 창업할 때 못지 않게 망할 때도 최선의 모습을 보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소식을 알려 주고 직원들에게도 다른 길을 찾도록 배려합니다.
한푼이라도 챙겼다가 채무자와 주주들에게 최대한 돌아가도록 노력합니다.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이 망하면서도 투자자, 거래처, 동료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이들의 신뢰를 잃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빨리 망하는 것도 성공의 하나라고 이야기 합니다.
어차피 가능성이 없는 사업을 질질 끄는 것보다 빨리 망해야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망해 가는 벤처기업들이 이런 자세를 가지면 국내의 벤처기업들이 되살아 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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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정리된 내용이므로 원본의 자세한 내용은 도서출판 문지사의 "사장, 해볼 만한 직업입니까?"을 구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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